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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목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아동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2.04
첨부파일0
조회수
2549
내용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아동

                                                                                                                         안 희정 박사

 

친구의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다. 어느 날 오후 다급한 목소리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학부모 참관 날이라 학교 선생님을 만나 인사를 했는데 담임 선생님이 아이가 너무 산만하다고 하셨단다. 그래서 집에 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자신의 아들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놀란 마음에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나는 “너무 놀라지마. 내가 그동안 너에게 들은 모습에는 네 아들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라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조금 더 학기를 지내보고 정 불안하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아도 돼. 그런데 유치원에서 아이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말 들어보았니?”라고 물어보았더니 그런 적 없다고 한다. “그래 유치원 교육은 좀 자유로운 수업이었으니까 아이도 별 이상이 없었을 텐데,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서 아이도 적응하는 것이 어려워서 그럴 수도 있어. 네 아들은 외향적이며 활동이 많은 아이니까 더 학교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물론 1학년 담임선생님은 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맡는데, 그렇더라도 교사가 활동적인 아이들을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분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라고 말해 주었다. 그 후 그 아이는 학교생활을 잘했고 별 이상이 없었다. 그 친구의 아들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가 아니었던 것이다.

 

요즘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는 아이들이 참 많아졌다. 그래서 부모들도 내 아이가 혹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가 아닐까 염려하기도 한다. 특히 혼자있을 때는 잘 모를 수 있는 데 유치원이나 학교를 보내면 다른 아이들과 비교가 되기 때문에 학교 교사들이 먼저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럼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아동의 발달상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장애의 하나로써 주의집중력 부족, 충동적인 행동, 그리고 과잉활동 성향이 주요한 특성이다. 이런 일차적인 문제로 이차적으로 학습 수행, 또래와의 관계 등 사회적인 적응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그 결과 낮은 자존감 등의 정서적 부적응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에 학습상황이 구조화되고 대인관계가 넒어지는 학령기에 더 문제가 드러나게 되고 눈에 띄게 된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고 있는 아동들의 증상을 보면 첫째, 상황에 적절한 관련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하지 못하고 방해자극이나 무관 정보들에 주의를 두는 경향이 있다. 둘째, 반복을 필요로 하는 과제에 대해 주의 지속이 어려워 주의가 산만하다. 셋째, 규칙이나 외부의 간섭하는 행동제한에 강하게 반발한다. 넷째, 지능에 비해 학교 성적이 현저하게 저조하다. 다섯째, 학습이나 과제 수행이 불규칙하다. 여섯째, 사회적 기술이 결여되어 있으며 쉽게 화를 내거나 정서 기복이 심하게 보이는 등 정서적으로 미숙하고 자신의 행동 결과에 대해 무감각하다. 따라서 또래 집단으로부터 자주 배척을 당할 수 있다.

 

물론 일반 아동들도 부주의, 충동성, 산만함을 가진다. 그러나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진단을 받은 아동들은 이러한 특징들이 얼마나 심각하며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공부나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받고 있으며, 얼마나 여러 상황과 환경에서 계속적으로 나타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특수교육 아이들을 교육하는 곳에서 심리검사 파트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그곳은 정신지체, 자폐, 언어장애,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아동들을 교육하는 곳이었다. 임상실에서 일했기 때문에 심리검사를 하는 어느 날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고 있는 한 아이를 검사해야 했는데, 이 아이는 화가 나면 화를 참지 못하는 아이로 연필로 학교 친구의 얼굴을 찍어 버린 경우가 있었던 아이였다. 그래서 나도 무서운 생각이 들어 아이에게 “선생님에게 그런 짓을 하면 될까? 안 될까? 그래 안 되지”란 말로 달래가며 한 손으로는 아이 손을 꼭 잡고 심리검사를 한 적이 있다. 이렇듯 화가 나면 충동을 조절하기 힘든 아이도 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학교에서의 행동특징을 보면 자리에 차분하게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하고 계속 움직이고 안절부절해 한다. 또한 수업도중 사소한 외부의 자극에도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고 숙제나 수업에 대한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하고, 숙제를 안 해 오거나 해왔어도 제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학용품, 준비물 등 과제에 필요한 물품을 잊어버리고 가져오지 않거나, 우산 등의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말이 너무 많고, 타인의 대화에 자주 끼어들고 수업시간에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러 버리는 경향이 심해서 아이들과 잘 지내지 못하고 하던 일에 쉽게 싫증을 내고 도중에 포기하거나 자주 딴 일로 관심이 바뀐다, 과제의 수행 속도가 다른 아이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진다. 이렇게 수업에 방해될 경우가 자주 있어, 많은 아이들을 함께 이끌 어야 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힘이 들기 때문에, 부모는 학교 담임선생님에게서 자주 전화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약간 경우라면 나이가 들면서 교육의 효과로 차츰 나아져 일반 사람들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꾸준한 약물치료, 특수교육, 운동 및 다양한 활동, 심리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ADHD를 겪고 있는 아동의 부모가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잦은 화를 내거나 훈계만 한다면 아이는 더 불안해하며 과잉행동을 더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자신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부부간에 서로의 힘듦을 알아주고 힘을 내게 하는 공감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더 힘을 내서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다. 시간이 좀 더 걸리고 늦을 수 있지만 부모의 격려와 인내로 아이가 무엇인가 잘 하도록 이끌어주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아이를 데리고 주말이면 꼭 야구장, 수영장, 행사를 하는 지방까지도 가족이 열심히 다니는 아빠가 있다. 엄마도 처음에는 아이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을 인정하면서 훨씬 더 마음을 편하게 가지게 되었고 아이를 이해하는 부분이 많아져 아이와의 관계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렇게 하니까 아이도 사회성도 좋아지고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의 의사표현하는 것도 훨씬 나아졌으며 부모를 많이 좋아하더라고 했다. '이 부모는 인생을 길게 멀리 보고 아이와 함께 걸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끈끈한 가족의 도움과 학교 교사와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 교육제도의 보완이 병행된다면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 좀 더 편안하게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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